남기춘·김태훈(고려대학교 심리학과)·문성실·서창원(충남대학교 심리학과). 1998. 한국어 구문 중의성 해결 과정: 용례기반 즉시적 해결 (Processing of the Syntatic Ambiguity Resolution in Korean: Immediate and Exposure-Based Parsing Strategy). Language Information. Volume 2. 5-25.

 

  언어 이해를 위해서는 단어를 이해한 후에 문장의 구성 성분이 어떠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이해해야 한다. 한국어 처리에서 발생하는 구문적 중의성을 어떻게 해결하는가를 조사하기 위하여 본 연구를 수행하였다. 예를 들어, "한국의 정치가 혼란스럽다"와 "한국의 정치가 모임이 활발하다"라는 문장이 제시된 경우에 독자는 "정치가"는 문장의 주어(단순 명사 "정치" + 주격 조사 "가")로도 해석이 가능하고 명사(단순 명사 "정치" + 접미사 "가")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예문에서 "정치가"가 문장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혼란스럽다" 혹은 "모임이"라는 어절을 만났을 때에만 가능하다. 구문적 중의성을 어떻게 해결하는가를 조사하기 위해 어절 단위로 제시된 자극을 읽는 자기 조절 읽기 과제 (self-paced reading task)를 사용하였다. 종속 변인은 각 어절을 이해하는데 걸리는 시간이었다. 실험 결과는 "정치가"가 주어로 해석되어야 하는 경우에 중의성을 해결하는 단서를 가지고 있는 어절에서의 읽기 시간이 기저문장 조건 (base-line sentence)의 대응되는 어절 읽기 시간에 비해 길지 않았지만 "정치가"가 명사로 해석되어야 하는 경우에는 중의적 문장 조건에서의 읽기 시간이 길었다. 이러한 실험 결과는 한글 문장의 중의성 해결이 어절의 용례 빈도에 의해 결정된다는 가설을 지지한다. 즉, 한글의 구문적 중의성 해결은 중의성 해결 단서를 발견할 때까지 보류하지 않고 어절의 사용빈도에 따라 어절 중의성을 만나는 즉시 자주 사용하는 용례로 결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