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범, 조혜숙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석사과정), 남기춘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편성범 (서울보훈병원 재활의학과). 2000. 국어 중의어 처리 : 정상인과 실어증환자 비교 (The processing of ambiguous words in Korean : Difference between Normals and Aphasics). Language Information. Volume 4. 51-70.

 

 

   중의적인 단어를 처리하는 방법에 대한 가설로는 첫 번째 먼저 문맥에 맞는 의미가 먼저 활성화된다는 가설과 여러 뜻 중에 상대적인 빈도에 따라 많이 쓰이는 의미가 먼저 활성화되고, 그것이 문맥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다른 관련된 의미를 찾는다는 가설이 제기되었다. 마지막으로 문맥에 상관없이 모든 의미가 활성화 된후 문맥을 고려하여 문맥에 적절한 의미를 선택한다는 가설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세 번째의 가설에 초점을 두어 이러한 가설이 한국어의 중의어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를 연구하였다. 만약 “다리”,“먹을”등과 같은 중의어가 위의 가설을 따른다면 SOA를 150ms로 주었을 때 즉시적이고 불수의적으로 관련된 모든 의미가 촉진적 점화 효과를 보일 것이다. 본 연구의 목적을 위해 점화 어휘 판단 과제(primed-lexical decision task)를 사용하였다. 실험1에서는 관련된 의미가 모두 체언인 단일 형태소로 이루어진 단어를 선택하여 점화자극으로 제시하고, 이것이 즉시적이고 불수의적으로 관련된 모든 의미를 활성화시키는 지를 알아보았다. 실험 1의 결과는 점화자극어휘와 관련된 모든 의미가 활성화되었다. 그러나 명칭성 실어증 환자의 경우에는 일반인과는 차이가 있었다. 실험2는 관련된 의미가 체언과 용언으로 이루어진 ‘감은’같은 중의어를 사용하였다. 구성 형태소와 관련된 의미의 품사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의 경우에는 관련된 의미 모두가 즉시적으로 활성화되었다. 그러나 이해성 실어증 환자의 경우도 실험 1과 마찬가지로 일반인과 달랐다. 실험 1과 2의 결과로 알 수 있는 것은 한국어는 영어와 많은 차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논의하였던 세 번째 가설을 지지하며, 또 실험 2의 결과를 사후분석을 통해 형태소분석의 방법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또한 실어증 환자들의 경우에는 일반인처럼 관련된 모든 의미가 즉시적으로 활성화 되는 것이 아니라 두 의미중 한가지 의미만을 미약하게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보아 중의어를 즉시적으로 처리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