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 (카톨릭대학교). 2006. 새로운 자료와 시각으로 본 훈민정음의 創製와 頒布 (Understudies of hunminjungum). Language Information. Volume 7. 5-37.

 

 

이 논문은 신문자의 창제와 관련된 새로운 자료와 시각으로 훈민정음의 제정에 대하여 고찰한 것이다. 우선 이 논문에서 훈민정음을 제정하여 『龍飛御天歌』에 시험하고 이를 반포한 것이라는 종래의 통념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면서 훈민정음이 지금까지 알려진 바와 같이 집현전 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만든 것이라는 주장을 부정하였다. 즉, 훈민정음의 제정은 세종이 그의 가족들과 함께 비밀리에 수행한 것으로 세종이 한자음 학습을 위하여 발음기호로 만든 것을 貞懿公主에 의하여 한문 구결을 變音吐着한 것이라고 보았다. 여기서 ‘變音吐着’은 한자나 그 약자로 기록한 吐, 즉 구결을 훈민정음으로 기록하였으며 이로부터 우리말의 고유어를 훈민정음으로 기록하기에 이른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세종이 최초에 창안한 훈민정음은 ‘韻會’, 즉 『古今韻會』, 또는 『古今韻會擧要』를 번역하는 발음기호로 사용되었으나 貞懿공주에 의하여 吐의 표기에 사용으로 발전하였고 이어서 고유어의 전면적 표기에 이용되어 首陽大君 등에 의한 『釋譜詳節』에서 그 가능성을 시험하였다. 세종 스스로도 『月印千江之曲』에서 우리말 표기에 자신이 창안한 훈민정음을 이용할 수 있음을 확인한 다음 『月印釋譜』의 권두에 이를 우리말로 번역하여 부재함으로써 頒布하기에 이른다.

지금까지 훈민정음의 반포로 알려진 『해례본 훈민정음』은 이 문자를 이용하여 한자음 정리와 고유어 표기, 그리고 중국어 표준음 발음 전사에 사용되는 원리를 설명한 이론서로서 어리석은 백성들을 대상으로 하여 신문자를 반포한 것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전문적인 이론서라고 아니할 수 없다. 본고에서는 훈민정음의 진정한 반포는 『월인석보』의 권두에 실린 ‘세종어제훈민정음’이 바로 세종이 창안한 훈민정음이란 신문자의 반포로 본다.

‘세종어제훈민정음’은 世祖 5년, 天順 3년에 간행된 『월인석보』의 권두에 부재되었지만 이 『월인석보』는 ‘新編’이었고 실제는 세종 30년경(1448)에 간행된 舊卷의 『월인석보』(일명 『월인천강지곡석보상절』)가 있었고 이 책의 권두에 실린 것은 ‘世宗御製訓民正音’이 아니라 그의 생존 시에 간행된 『월인석보』에 부재된 것임으로 그냥 ‘訓民正音’이었음을 주장하였다. 이 부분이 단독으로 편철되어 항간에 유포되었으며 그것이 朴勝彬 소장의 ‘原本 訓民正音’이었음을 밝혔다.